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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나오면 뭐 하나요"…우수 인재들 한국 '탈출 러시’교육 관련 이슈 및 칼럼 2024. 1. 26. 18:09728x90반응형SMALL
"서울대 나오면 뭐 하나요"…우수 인재들 한국 '탈출 러시’
서울대 인문대학 21개 학과 중 7개 학과가 올해 석사 또는 박사 대학원생 지원자를 한 명도 뽑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학부만 마치고 해외 대학원에 진학한 이공계 학생은 누적 10만 명에 달했다. 국내 인문대학원 초토화 현상과 이공계 인재의 해외 엑소더스가 맞물려 고급 인재의 산실인 대학원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3~2022년) 해외 대학원에 진학한 학생은 9만6062명에 달한다.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대학원생이 한국을 떠나 해외 대학을 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하던 이공계 대학원 유학생은 2022년 전년 대비 852명 늘어난 9392명을 기록했다.
728x90인문대학원은 고사 직전이다. 2024학년도 서울대 인문대학원 소속 학과 중 독어독문과와 노어노문과는 석사과정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중어중문과, 고고미술사학과(고고학 전공), 철학과(동양철학 전공), 아시아언어문명학부, 인지과학과 등은 박사과정 지원자도 ‘0명’이다.
자연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23학년도 대학원생 선발에서 서울대의 자연과학대 학과 절반이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고 하는 공과대 역시 석사과정 중 60% 이상이 미달이었다. 석·박사통합과정은 전체 학과 중 90% 이상이 신입생 정원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 구조조정으로 박사 학위를 따도 지방대 교수직 등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대학이 겪고 있는 ‘대학원 공동화 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2023학년도 서울 주요 10개 대학의 일반대학원 충원율은 91.1%로 모두 미달이다. 2013학년도 100.9%에서 10%포인트가량 줄었다.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는 2013학년도 98.4%였던 신입생 충족률이 2023학년도에 90.8%로 줄었다. 이마저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허수’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반응형서울 주요 사립대 총장은 “일부 인기 학과가 정원 이상을 뽑아 전체 충원율을 맞추는 실정”이라며 “특히 공동화가 심각한 기초학문 분야는 제대로 된 학자를 키워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말했다.
우수 인재들이 더 이상 국내 대학원을 찾지 않는다. 진로가 불투명한 문과생은 시간과 돈을 들여 대학원에 진학하기보다 기업행을 택하고 있다. 이과생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건 미국 대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로 인한 국내 대학원 공동화 현상은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도 피해가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대에서 받은 ‘학과별 신입생·재학생 충원율’에 따르면 2023학년도 노어노문학과, 서어서문학과는 석사과정 5명씩을 모집했지만 등록한 인원이 한 명도 없었다. 서양사학과 박사과정과 언어학과 석·박사통합과정도 각각 2명을 모집했지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자연대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3학년도 석사과정 신입생을 뽑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12개 학과 중 6개 학과(50%)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박사과정은 13개 중 8개(61.5%), 석·박사통합과정은 12개 중 8개(66.7%)가 미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과대학도 석사과정 16개 학과 중 10개(62.5%), 박사과정은 16개 중 8개(50%), 석·박사통합과정은 14개 중 13개(92.9%)가 미달이었다.
학령인구 감소가 대학원 위기의 1차 요인으로 꼽히지만, 국내 대학원의 자체 경쟁력 약화가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게 교육 현장의 지적이다.
SMALL학부만 마치고 한국을 떠나는 이공계 인재가 늘고 있는 게 방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2013~2022년) 외국 대학으로 떠난 이공계 유학생(석사 이상)은 9만6062명이었다. 유학생이 느는 것은 이들 대학이 연구 인프라가 잘돼 있고, 졸업 후 진로도 다양해서다. 미국 대학들은 재정 여력이 충분해 시설 투자와 인건비를 아끼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오랜 시간을 투자해 학위를 따더라도 진로가 불투명하다.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면 대학교수로 임용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순환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 한 대학 관계자는 “문을 닫는 지방대가 늘어나면 갈 수 있는 교수직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런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대학원에 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로 임용돼도 대우가 예전만 못하다. 10여 년간의 등록금 동결로 연봉은 제자리인데, 강의뿐 아니라 연구 성과가 중시되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홍유석 서울대 공대 학장은 “서울대에서 교수로 실력을 갖췄다면 해외나 민간 기업 등에서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며 “보수 등을 고려했을 때 서울대 교수라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대기업 취업에서도 석·박사는 과거만큼 대접받지 못한다. LG그룹은 석사는 2년, 박사는 박사 취득 기간을 경력으로 쳐주지만 이공계 박사에 한해서다. 문과는 혜택이 없다. 롯데그룹은 그룹사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혜택이 아예 없다.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학원에 가는 학생은 대부분 상위권 성적의 학생”이라며 “학부를 마치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석사 과정을 밟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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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나오면 뭐 하나요…우수 인재들 한국 탈출 러시 | 한국경제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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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나오면 뭐 하나요"…우수 인재들 한국 '탈출 러시', 벼랑 끝에 선 대학 (1) 무너지는 대학원 인문대 지원 '0', 텅 빈 대학원…공대생은 해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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