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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 철학사 10 : 스피노자(1632~1677)
    서양철학사 2022. 1. 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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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노자

     

      네덜란드의 철학자. 원래 유대계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유대교의 종교 지도자가 되기 위해 공부했지만 유대교 교리를 부정하고 자유주의적인 사상을 주장해 유대교에서 파문당했다. 이후에는 자신의 철학적 신념에 따라 세속적인 모든 것에 초연한 금욕적인 짧은 생애를 살았다.

     

     

    범신론 : 신과 자연의 관계는?

     

      신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서양철학에 있어 최고의 화두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철학자들은 갖가지 지혜를 짜내어 이 물음에 답을 하고자 부단히 애써 왔다. 이 가운데 바뤼흐 스피노자의 대답은 매우 독창적이다.

      스피노자는 데카르트의 사상을 계승한 대륙 합리론의 주요 철학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따라서 스피노자도 인간의 이성을 중시하며 이성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려고 했다. 그는 신에 대해 설명할 때에도 이성을 도입했는데 여기에서 그의 핵심 사상인 '실체론'이 등장한다.

      스피노자는 신을 본질적인 그 무억, 즉 '실체(ssbstance)'라고 보았다. 실체는 자신 이외의 다른 어느 것에도 의존하지 않고, 자신 이외의 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스피노자는 유일하게 존재하는 실체가 바로 '신'이라고 말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실체 이외의 모든 것은 한정된 방식에 따라 시간적, 유한적으로 존재하는 특수한 개발자에 지나지 않는다. 개별자는 자기 자신을 존재 이유로 삼을 수 없기 때문에 신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이른바 신 이외의 모든 것은 신의 '양태(modus)'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스피노자가 말하는 신이란 초월적 신이 아니라 현실에 내재해 있는 자연으로서의 신을 의미한다. 즉 신은 자연의 존재 이유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자체가 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신을 만물의 근원으로 생각하는 견해, 혹은 이 세상 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 있다는 관점을 '범신론'이라고 부른다.

      유일한 실체로서의 신은 결과적으로 자신의 원인이 될 뿐 아니라 모든 존재의 원인이 된다. 또한 스피노자는 이 세상의 모든 움직임도 신에 의해 필연적으로 정해져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신은 '동력인(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사물을 생성하고 변화시키는 원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모든 것의 존재 이유가 곧 신이다. 그는 신을 생각할 수 있는 단서를 '속성(attribute)'이라고 말하는데 '사고'와 '연장'이 속성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사고는 정신적 속성이고 연장은 본질적 속성이다. 스피노자는 이 두 가지 속성도 신의 두 가지 측면에 지나지 않는다고 간주했다. 인간의 몸과 마음도 신의 일부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인간의 행복도 신, 즉 실체와의 하나 됨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신을 '만물을 창조하는 존재'라고 정의 내리지 않고, 신을 만물의 근원으로 파악했다는 점에서 신에 대한 스피노자의 정의는 무척이나 신선하다.

     

    심신 평행론 : 몸과 마음은 하나라고 할 수 있을까?

     

      몸과 마음은 어떤 관련이 있을까? 데카르트는 몸과 마음의 관계를 둘러싸고 '심신 이원론'을 주장했다. 마음은 특별한 존재이고, 마음 이외의 모든 물질(몸을 포함)은 연장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고방식이다. 그는 몸과 마음을 전혀 별개의 존재로 파악했다. 하지만 심신 이원론을 주장한 데카르트 자신도 몸과 마음의 상호작용을 설명하기 위해 솔방울샘이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가설을 내세웠다.

      그렇다면 몸과 마음의 관련성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여기에 도움이 되는 철학 개념이 스피노자의 '심신 평행론' 혹은 '물심 평행론'이다.

      스피노자는 유일하고 완전한 존재인 신이 모든 것의 존재 이유이며, 신이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른바 범신론이다. 그런데 이 범신론을 전제오 내세우며 몸과 마음이 별개의 존재라는 심신 이원론을 극복할 수 있다. 몸과 마음은 모두 신의 양태에 신의 양태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몸과 마음은 단순히 모습이나 성질이 다를 뿐, 실체는 같다고 보았다. 바로 이것이 심신 평행론이다.

      애초에 스피노자는 대륙 합리론의 출발점이었던 데카르트의 철학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는 일을 자신의 사명으로 여겼다. 그는 의미에서 데카르트가 가졌던 최대의 문제인 심신 이원론의 모순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었다. 물론 스피노자가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아마도 이는 범신론에 바탕을 두었을 때 도달하게 되는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스피노자는 심신 평행론을 주장했다고 해서, 스피노자가 몸과 마음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몸과 마음의 상호 관련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몸과 마음의 일체성을 주장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몸과 마음이 하나라고 말한 것이지, 두 개의 다른 존재가 서로 영향을 끼친다는 상호 작용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인 것이다.

      보통 우리는 몸과 마음의 관계를, 어느 쪽이 어느 쪽에 더욱더 큰 영향을 끼치는지를 중심으로 파악한다. 그중에서도 의식을 특별하게 생각한 데카르트는 마음이 몸보다 더 우위에 있을을 강조했다. 그런데 스피노자의 심신 평행론은 몸과 마음 중에서 어떤 쪽이 더 우위에 있는지 따지지 않는다. 그의 이론은 몸과 마음 중 어떤 것이 먼저인지에 대한 논의 자체를 무력화했던 독창적인 발상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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