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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 철학사 12 : 홉스(1588~1679)
    서양철학사 2022. 1. 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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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홉스

     

      영국의 철학자이자 법학자. 자연 상태에서 초래되는 극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개개의 인간들이 모여 왕에게 권리를 양도해야 한다는 '사회 계약'을 주장했다. 혼란스러운 사회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철저한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자연과 인간, 국가에 대한 체계를 세웠다.

     

     

     

    리바이어던 : 절대 권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절대 권력은 어떻게 생겨날까? '절대 권력'하면 무자비한 폭력으로 사람들을 제압하는 모습부터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근거 없는 폭력은 체제를 뒤흔들 수 있는 극심한 반발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에서 권력의 절대성이 보장된다고 할 수 없다.

      16세기경 유럽의 왕들은 국왕의 권리는 신으로부터 부여받았다는 '왕권신수설'을 바탕으로 절대 권력을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이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영국의 철학자 토마스 홉스는 [리바이어던]이라는 책을 통해 '사회 계약'을 바탕으로 한 근대 국가 성립 원리를 주장했다. 동시에 국민이 이해할만한 '절대 권력'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했다.

      당시 영국은 왕을 지지하는 귀족층인 왕당파와 의회를 중심으로 뭉친 중산 계층, 의회파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어 있었다. 이 시기 왕당파로 내몰린 홉스는 위기에 처했고, 의회파가 주도한 청교도 혁명이 일어나기 직전에 프랑스 파리로 망명했다. 그는 망명지에서 혼란한 사회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며 대안을 모색했는데 이때 쓴 책이 [리바이어던]이다.

      '리바이어던(Leviathan)'은 [구약 성서]의 [욥기]에 등장하는, 지상 최고의 힘을 자랑하는 바다 괴물을 이르는 말이다. [리바이던]의 책 표지에는 막강한 힘을 가진 듯한 왕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무수히 많은 개인이 왕을 형상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뜻 기괴해 보이는 책의 표지는 '절대 주권'을 주장하는 홉스의 사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홉스는 기본적으로 절대주의를 주장한 사람이다. 절대 주권 국가에서는 절대 권력을 가진 절대자가 법 위에 군림한다. 이렇게 되면 법의 지배는 뒤로 밀려나고, 국민은 절대자에게 복종해야 한다. 만약 권력에 따르지 않는 사람은 교육으로 개선되어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리바이어던, 즉 강력한 국가 주권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가 처음에 가졌던 의문으로 되돌아가 보자. 이러한 절대 권력 아래에서 국민이 불만을 품게 되면 어떡하나?

      홉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절대 권력에 개인과 개인의 계약이라는, 국민이 이해할 만한 명분을 부여했다. 즉 개인이 계약을 통해 절대자에게 자연권(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권리. 자기 보존과 방위, 자유와 평등의 권리)을 양도했다는 것이다. 대신 수많은 개인으로부터 권리를 양도받은 절대자는 개인을 확실하게 보호해야 한다. 이렇게 지배당하는 사람 스스로 절대자를 신뢰하고 인정함으로써 강력한 국가 주권을 확립할 수 있다. 이것이 절대 권력, 즉 리바이어던의 근거가 된다.

      절대 권력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의 어려운 명제가 마침내 완성되었다. 홉스는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이 계약과 같은 의지의 합의를 통해 절대 권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 이상적인 근대 국가 성립 원리라고 보았다. 홉스의 사상은 로크나 루소가 주창한 사회 계약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근대 입헌주의 국가의 기틀을 닦았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서로 양보하며 사이좋게 지낼까? 아니면 서로를 미워하면서 원수처럼 지낼까? 어찌 되었든 극심한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은 분명하다. 어쩌면 이것이 인간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국가가 생기기 이전에 인간의 모습이 어땠을지를 떠올린 철학자가 있었으니, 바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홉스다.

      홉스는 기본적으로 인간이 배제된 중세 시대를 철저하게 비판하는 입장이었다. 그는 중세 시대와는 다른, 근대 국가의 성립을 위한 이론적인 근거를 제시하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가를 구성하는 인간부터 고찰해야 한다고 보았다. 고민 끝에 그는 인간을 중세 시대처럼 신분 계층 안에 파묻힌 존재가 아닌, 자유와 평등을 갖춘 존재로 새롭게 인식했다. 이 자유와 평등은 홉스가 '자연권'이라고 부르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에 포함된다.

      홉스는 인간에 대한 분석을 더욱더 발전적으로 전개해 나갔다. 그는 인간이 쾌락을 추구하고, 고통을 피하며, 자신의 생명 활동을 유지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존재라고 보았다. 또한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힘을 행사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인간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다면 어떻게 될까? 홉스는 이를 '자연 상태'라고 표현했다. 자연 상태에서는 저마다 자신의 욕구(살아남기 위한 자기 방어) 충족을 위해 서로 투쟁한다. 즉,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거듭되는 것이다. 

      저마다 살기 위해 이기적으로 날뛰는 세상이라니! 홉스에 따르면 인간은 이런 무질서 상태를 막기 위해 자연법을 추구한다. 이때 자연법이란 개개인의 생존(자연권)을 보장받기 위해 모두가 규칙을 지키자는 암묵의 합의를 의미한다. 최소한 서로의 '자연권'은 지켜 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지킬지 말지는 기껏해야 개인의 양심에 달려 있을 뿐이다. 이렇게 양심의 영역에 머무르는 자연법으로는 평화를 제대로 보장받기 어렵다. 자연법을 잘 지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규칙에 따르지 않는 안하무인도 있을테니 말이다.

      그리하여 인간은 비로소 외부 권력의 존재를 필요로 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국가'다. 그리고 외부 권력에 해당하는 국가를 설정하기 위한 방법이 '사회 계약'이다. 이때 사회 계약이란 제3자에게 권리를 위임하는 계약이다. 요컨대 만약 다른 사람도 동의한다면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권리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모든 사람이 들고 있던 무기를 동시에 내려놓는 상황과도 같다.

      '사회 계약'이 실현되는 국가를 상상해 보자. 사람들은 모든 인격을 대표할 개인을 한 사람 내세운 뒤, 그 개인에게 판단을 맡긴다. 홉스는 이와 같은 계약이 실현되고 모든 개인이 한 사람의 인격으로 통일되었을 때, 비로소 국가가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그가 생각하는 국가란 평등한 개개인이 각자의 생존을 위해 구상한 '인공적인 인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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