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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학사 13 : 베이컨(1561~1626)서양철학사 2022. 1. 24. 12:45728x90반응형SMALL
프랜시스 베이컨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로, 관찰과 경험에 기초한 지식을 중시하는 영국 경험론의 창시자다. 지식을 통해 자연을 극복하자는 의미에서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역설했다. 새로운 과학적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근대 과학의 기틀을 닦았다.
우상 : 어떻게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우리의 머릿속은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 볼품없는 옷차림을 한 사람과 정장을 갖춰 입은 사람을 보면, 깔끔한 정장 차림의 신사가 더 부자일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지갑을 열어 보기 전에는 진실을 알 수 없다. 이렇듯 우리는 종종 어느 한 부분만 보고 판단을 내리다가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편견이나 선입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문제에 훌륭한 답을 제시해 주는 철학이 바로 프랜시스 베이컨의 '우상론'이다.
베이컨은 정확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편견, 선입견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올바른 인식을 방해하는 고정 관념을 이돌라(Idola), 즉 '우상'이라고 표현하며 인간의 이성이 빠지기 쉬운 우상을 크게 네 가지로 정리했다.
첫 번째 우상은 '종족의 우상'이다. 이는 인간이라는 종족의 본성에 기인하는 우상으로, 인간의 감정이나 감각이 그릇된 판단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고, 자신의 시각에서만 사물을 판단함으로써 오류를 범하기 쉽다.
두 번째는 '동굴의 우상'이다. 좁은 동굴에 생각이 갇혀 버리듯이, 개인의 편협한 성향이 초래하는 편견을 이른다. 자신이 받아 온 교육, 영향을 받은 인물, 읽은 책 등이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종족의 우상이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한계라면, 동굴의 우상은 개인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시장의 우상'이다. 이는 언어에서 비롯되는 편견이다. 인간은 언어에 더없이 약한 존재다. 그래서 시장에서 전해 들은 소문을 진실로 믿어 버릴 때가 많다. 베이컨이 예로 드렀던 시장은 오늘날 인터넷에 비유할 수 있겠다. 인터넷에서 범람하는 '카더라' 소문이 현대인들에게는 큰 힘을 발휘하고 있으니 말이다.
네 번째는 '극장의 우상'이다. 이는 권위나 전통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데서 생겨나는 선입견을 말한다. 베이컨은 사람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푹 빠져드는 것을, 권위나 전통을 그대로 믿는 행위에 비유했다. 오늘날의 우리도 '과학'이라고 하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쉽게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역시 극장의 우상에 비유할 수 있겠다.
이제 자신의 가치관이나 주장을 글로 정리하며 베이컨이 말한 네 가지 우상론을 적용해 보자. 사고의 편견을 바로잡는 힌트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렇게 선입관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학문은 여러분의 진정한 힘이 될 것이다.
귀납법 : 일반법칙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세상에는 수많은 공식과 원리가 존재한다. 이러한 공식이나 원리는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지금부터 원리나 법칙의 탄생과 관련한 호기심을 풀어 보려고 한다. 이번에는 베이컨의 '귀납법'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베이컨은 영국 경험론의 창시자이다. 그는 무엇보다도 경험을 통한 관념의 형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실험과 관찰을 위주로 하는 새로운 학문 방법인 귀납법을 탄생시켰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귀납법에 대비되는 개념은 '연역법'이다. 영국 경험론에서는 귀납법을, 대륙 합리론에서는 연역법을 중시한다. 귀납법과 연역법은 철학 사상의 흐름에서 양대 기둥을 이루고 있는데, 두 가지 모두 지식을 얻기 위한 방법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 귀납법, 연역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먼저 귀납법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개별적인 사례를 간추림으로써,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사실을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법칙으로 이끌어내는 방법을 말한다.
곤충이나 뱀장어 등 서로 다른 생물 몇 가지를 관찰한다고 해 보자.
관찰을 통해 이 생물들이 모두 세포로 구성되어 있을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이를 토대로 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일반적인 법칙을 끌어낼 수 있다. 이것이 귀납법적 사고다. 귀납법은 개별 개체의 관찰과 경험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영국 경험론의 연구 방법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에 연역법이란 일반적인 대전제에서 출발해, 삼단 논법 등의 논리 법칙을 이용해 개별 사실을 이끌어 내는 연구 방법을 말한다. 이를테면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라는 대전제가 있다. 한편 n각형의 하나의 꼭짓점에서 대각선을 그었을 때 생기는 삼각형의 수는 'n-2'다. 만약 사각형이라면 '4-2=2'로, 두 개의 삼각형이 생긴다. 이와 같은 명제에서 출발하면 n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n-2)'가 된다. 따라서 오각형 내각의 합은 540도, 육각형 내각의 합은 720도가 나온다.
이처럼 연역법은 일반적인 법칙을 전제로 해 특수한 개별적 사실을 결론으로 이끌어 낸다. 앞서 말했던 연역법은 대륙 합리론에서 중시하는 연구 방법이다.
귀납법이나 연역법 모두 대표적인 학문 연구 방법이지만 생활 속에서는 아무래도 귀납법이 자주 쓰인다. 개별적인 특수 사례에서 실험이나 관찰을 되풀이함으로써 일반적인 법칙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우리에게 더 친숙하기 때문이다.
귀납법적인 사고는 과학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가능하다. 평소 귀납법적 사고에 관심을 두고 주위의 사물을 관찰하는 것이 어떨까? 이렇게 꾸준히 귀납법적으로 사고하다 보면 운 좋게도 일반법칙을 발견해 낼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한 명의 멋진 철학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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