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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 철학사 14 : 로크(1632~1704)
    서양철학사 2022. 1. 2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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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로크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사상가로, 영국 경험론을 확립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 계약설의 관점에서 근대적인 정치 사상을 주장함으로써 미국의 독립 선언과 프랑스의 인권 선언에 큰 영향을 미쳤다.

     

     

     

    타불라 라사 : 관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우리는 다양한 사물을 알고 있다. 즉 마음 속에 다양한 생각이나 관념을 품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대상에 대한 관념을 갖고 태어났을까? 아니면 후천적인 경험으로 관념을 얻게 된 것일까? 존 로크가 주장하는 '타불라 라사(tabula rasa)'라는 개념은 이러한 물음에 답을 준다.

      앞서 소개했던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관념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생득 관념'이다. 여기에서 '관념'이란 생각하는 대상의 이미지, 곧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마음에 떠올리는 심상을 뜻한다. 17세기 유럽에서는 인간의 지성을 신이 준 선물이라고 생각했고, 생득 관념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로크는 당시의 상식에 반기를 들었다. 생득 관념을 부정한 것이다. 생득 관념을 부정한다면, 인간이 세상에 갓 태어난 순간에는 백지 상태와 같은 정신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된다. 로크는 이러한 백지 상태를 '타불라 라사'라고 불렀다.

      원래 타불라 라사란, 라틴어로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흰 서판을 뜻한다. 인간이 갓 태어났을 땐 마치 빈 서판처럼 정신이 깔끔하게 비어 있다는 의미다. 로크는 그 빈공간에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 차곡차곡 채워진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보고 들을 때, 그것을 이해해서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어 간다. 마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수첩에 하나둘 정리되듯이, 머릿속에 생각이 축적되어 가는 것이다. 로크는 같은 맥락에서 관념을 설명한다. 외부의 사물이 인간의 감각 기돤을 자극해 백지 상태 같은 머릿속에 인상이 부여됨으로써 관념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로크의 주장을 더 명확히 정리해보자. 로크에 따르면 '감각'과 '반성'이라는 두 갈래의 과정을 거친 경험이 관념을 낳고, 인간의 인식 행위를 가능하게 한다. 여기에는 '감각'이란 외부의 대상이 시각, 청각, 촉각 등의 감각 기관을 자극하는 것을 말한다. 이 자극을 통해 형성된 심상을 우리가 느끼면, 생각을 하거나 의심이나 의지를 품는 식의 반응을 한다. 이 반을을 로크는 '반성'이라고 불렀다. 

      이처럼 경험을 통해 관념이 조금씩 습득되어 간다는 '습득 관념'을 강조한 철학 사상을 '영국 경험론'이라고 부른다. 반면에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관념을 갖고 태어난다는 '생득 관념'을 중시한 데카르트, 스피노자 등의 철학 사상을 '대륙 합리론'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상반된 두 가지 사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의 문제가 인간의 생각 곧, 이성을 둘러싼 근대 철학의 주요 쟁점이었다.

     

    자연권 : 자연권이란 무엇인가?

     

      최근 인권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가운데, 덩달아 자연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자연권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자연권의 정확한 개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자연권은 인간 고유의 권리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존재했지만 그 의미는 시대와 함께 조금씩 달라져 왔다. 특히 근대 사회의 기틀을 마련하는 시점에서 다루어진 자연권은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로크의 정치사상을 통해 근대적인 자연권 사상을 폭넓게 조망해보자.

      먼저 로크는 개인이 신체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신체를 소유한다는 것은 생명과 자유를 소유한다는 뜻이며, 나아가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서 생산한 생산물 역시 소유한다는 것이다. 로크는 그 소유물에 대한 권리를 '소유권'이라고 불렀다.

      소유권의 구체적인 사례로는 토지가 대표적이다. 이 세상의 토지는 애초에 그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땅을 부지런히 일구어 쓸모 있는 논밭으로 만들었다면 말이 달라진다. 사람이 농경이라는 노동을 땅에 부여했기 때문에 그 땅은 땅을 개간한 사람의 것이 된다. 어느 나라나 이러한 사고방식에서 출발해 토지의 소유권을 확립시켜 왔다. 요컨대 소유권이란, 자신이 소유하는 대상물을 배타적으로 사용하거나 점유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그런데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 역시 소유권 즉 자연권을 갖고 있고 당연히 타인의 자연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자연권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자연권을 법이라는 형태로 담보하는 것이 인간의 이성을 통해 탄생한 '자연법'이며, 로크는 이 자연법에서 보호하는 자연권이 인간의 자유와 권리의 근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로크의 자연권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자연법이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각자의 이성에 맡겨진 자연법은 강제력이나 구속력이 없다. 특히 통치자도 정부도 없는 상태, 즉 자연 상태에서는 자연권이 항상 위협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사회 계약을 통해 권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보호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것이 바로 국가이다. 로크는 만약 국가가 자연권을 지켜 주지 못하거나 오히려 침해한다면 계약은 파기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홉스의 사회 계약설과는 큰 차이가 있다.

      로크의 정치사상은 사람들의 생각에 크나큰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로크는 자연권을 침해하는 정부의 행위에 대해 국민이 '저항권'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정함으로써, 근대 시민 혁명의 이념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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