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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학사 2 : 플라톤 (B.C.427~B.C.347)서양철학사 2022. 1. 11. 11:13728x90반응형SMALL
플라톤
고대 그리스의 대표 철학자로, 소크라테스의 제자이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이다. 현실 세계와 대비되는 완전한 이상 세계인 이데아가 존재한다고 설파했다. 마흔 살이 지나 아테네 교외에 아카데메이아라는 학교를 세워 후학을 양성하고 학문을 연구했다.
이데아 : 왜 현실을 의심해야 할까?
현실을 의심할 때 발전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눈앞에 보이는 현실을 의심하기는 쉽지 않다. 현실에 의심을 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플라톤의 '이데아(Idea)' 개념이 답을 줄 것이다.
이데아는 플라톤 철학의 핵심이 되는 개념으로, 원래 '사물의 모양이나 형태'를 뜻하는 단어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모양'은 눈에 보이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눈을 통해 통찰되는 사물의 참모습, 사물의 '원형'을 가리킨다. 감각을 통해 포착되는 사물의 형태는 변형될 수 있지만 마음을 통해 통찰되는 이데아는 영원히 변하지 않는 참된 존재인 것이다. 플라톤은 모든 사물은 이데아의 그림자에 불과하므로 우리는 사물의 참모습을 보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를 들어 이데아 개념을 설명했다. 인간이 맨 눈으로 인식하는 것은, 마치 동굴 안에서 벽에 비친 사물의 그림자만 보고 그것이 참된 진실이라고 믿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플라톤은 그림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를테면 장미에는 장미의 이데아가 존재하고, 동그라미에는 동그라미의 이데아가 존재한다. 따라서 장미의 꽃봉오리만 봐도 활짝 핀 장미꽃을 연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조금 삐뚤삐뚤한 동그라미를 보더라도 반듯한 동그라미를 떠올릴 수 있다. 이는 머릿속에 장미나 동그라미의 이데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이데아는 사물의 이상향이며, 인간의 이성을 통해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다.
플라톤은 이데아를 통해 정확하게 구성되는 영원불변의 세계와 감각을 통해 파악되는 현실의 세계를 구분해 전자를 '이데아계', 후자를 '현상계'라고 표현했다. 또한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이데아계는 끊임없이 변하는 현상계의 본보기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현실과 이상을 구분하는 플라톤식 '이원론적 세계관'의 철학 개념이 되었다. 현실의 세계는 항상 이상의 세계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 이제 현실을 의심해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 우리가 보고 있는 현실이 참된 사물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이상, 눈에 보이는 것을 쉽게 믿어서는 안 된다. 감각으로 받아들인 현실을 그대로 믿지 않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의심하고 진중하게 생각하자. 그러면 사물의 참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 이상은 마음의 눈으로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보이는 것에 현혹되지 말고 마음의 눈을 갈고닦는 일에 좀 더 매진해 보는 것이 어떨까.
에로스 : 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랑이라는 주제는 철학사에서도 가장 오래된 화두 중 하나이자, 사람들이 무척 관심을 두는 주제이기도 하다. 왜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할까? 왜 짝사랑이 더욱 간절할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옛 철학자에게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면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아마도 플라톤은 적절한 답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가 주창한 '에로스(eros)'라는 개념을 통해서 말이다.
에로스라고 하면 성적인 욕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은데, 플라톤에 따르면 에로스는 사랑의 본질을 말한다. 사물의 본질에 이데아라는 이상향이 존재한다고 생각한 플라톤은 이상향을 찾으려는 간절한 바람이 에로스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플라톤이 말하는 '에로스'는 완벽한 이상을 그리워하는 지성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덧붙이자면 '플라토닉 러브'란 플라톤이 이야기하는 지성적인 사랑을 뜻한다.
이상향을 추구한다는 것은 부족한 부분을 메워 충만감을 얻으려는 활동과 일맥상통한다. 플라톤은 같은 맥락에서 사랑을 포착한 것이다. 더 깊은 이해를 위해 그가 [향연]이라는 저서에서 소개한 에로스의 개념을 살펴보자.
태초에 안드로기우스라는 괴물이 있었는데 이 괴물은 얼굴이 둘, 손이 넷, 다리가 넷이나 달려 있었다고 한다. 이 괴물이 자신의 초능력을 믿고 나쁜 일만 일삼자, 어느 날 화가 난 신이 괴물의 몸을 두 동강 내 버렸다. 그리하여 얼굴이 하나, 손발이 둘인 사람 두 명이 탄생했다. 이 두 사람은 처음의 한 몸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서로가 서로를 찾았는데 이것이 바로 사랑하는 남녀의 시작이었다. 궁극적으로 사람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의미에서 영원불멸의 이상향(처음의 한 몸으로 돌아가는 것)을 갈구할 수밖에 없다. 플라톤은 이런 갈망, 열정이 에로스라고 주장했다.
철학의 세계에는 에로스 이외에도 신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agape)', 우애와 우정을 뜻하는 '필리아(philia)'라는 사랑의 개념이 있다. 그런데 아가페는 자신보다 상대를 더 생각하는 사랑이고, 필리아는 상대방을 자신처럼 생각하는 사랑인데 비해, 에로스는 상대보다 자기 자신을 더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주위를 줄러보면 다양한 색깔을 가진 사랑이 존재한다. 사랑의 모습은 저마다 다르지만 서로를 끊임없이 갈구한다는 점에서는 모두 똑같다. 플라톤의 주장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짝사랑이 더 애달프고 더 간절한 이유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서로를 갈구해도 이토록 아픈데, 일방통행의 사랑인 경우에는 얼마나 더 마음이 찢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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