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 철학사 6 : 마키아벨리(1469~1527)서양철학사 2022. 1. 16. 17:23728x90반응형SMALL
마키아벨리
이탈리아의 정치 사상가이자 외교가, 역사가로 활동했으며 마키아벨리즘을 제창해 근대적인 정치관을 개척했다. 다양한 실무 경험에 기초해 치밀하면서도 예리한 정치론, 리더십 이론을 펼친 현실주의자로 정평이 나 있다.
마키아벨리즘 : 진정한 리더십이란?
한 나라의 대통령부터 회사의 CEO, 학급의 반장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이끄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갖추어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리더십'이다. 그런데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일까?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주장한 '마키아벨리즘'을 중심으로 사람을 이끄는 리더의 자질과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이더십의 참된 의미에 대해 살펴보자.
마키아벨이즘은 일정한 정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도덕과 종교를 거스르더라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사상이다. 르네상스 말기에 활동한 이탈리아의 사상가 마키아벨리가 자신의 저서 [군주론]에서 처음 주장한 사상으로, 그는 책 속에서 시종일관 냉철하면서고 현실주의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연유로 사람들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모술수를 '마키아벨리즘'이라고 부르거나, 냉혹한 정치가를 야유할 때 마키아벨리즘을 거론한다.
권모술수와 냉혹한 정치가를 지칭할 때 마키아벨리의 이름을 붙이다니, 그렇다면 마키아벨리는 찔러도 피한 방울 안 나올 만큼 냉혹한 사람이었을까?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시대와 그의 삶을 통해 마키아벨리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고,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군주상은 무엇이었는지 알아보자.
마키아벨리는 공화정을 바탕으로 운영된 이탈리아의 도시 국가, 피렌체 공화국의 서기관으로 근무했다. 젊은 나이부터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총망받는 고위 공직자로서 행정 업무에서 외교에 이르기까지 10년 넘게 다양한 사무를 맡아보았다. 이렇듯 젊은 나이에 성공했지만, 운명은 끝까지 마키아벨리의 편이 아니었던 듯싶다. 그는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전 재산을 몰수당한 채 관직에서 쫓겨난다. 그 뒤로 마키아벨리는 작은 농장에 살며 글을 읽고 쓰는 일에 몰두했다. 이때 쓴 책이 [군주론]이다.
당시 이탈리아는 작은 도시 국가들이 서로 대립하고 있어서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였다. 외교관이었던 마키아벨리는 혼탁한 정치 상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다른 나라의 군주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지극히 현실적인 정치관을 갖게 되었다.
[군주론]에서 그의 사상이 잘 드러나고 있는 부분을 살펴보자. 책의 앞부분에서는 진정한 군주에 대해 논하고 있다. 여기서 마키아벨리는 신흥 군주정을 비판했다. 세습 군주정이 아닌 신흥 군주정의 경우,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 내야 하기 때문에 온갖 어려움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풍습이 다른 지방을 지배햐야 할 때는 더욱더 많은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때 군주에게 '강제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철저하게 냉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보통 정치가가 자비로우면국민이 안정된 삶을 살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자비로움이 오히려 무질서를 낳고 살육과 약탕을 허용한다고 보았다. 무릇 통치자라면 자비와 겸손보다는 용맹과 단호함으로써 질서 있는 안정된 국가를 건설하는 쪽이 옳다는 것이다. 그는 "만인에게 사랑 받기보다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는 쪽이 훨씬 낫다!"라고 단언한다.
[군주론]에서 엿볼 수 있는 그의 사상은 정말이지 치밀하고 냉철하다. 군주가 국가를 지키고자 한다면 때로는 어쩔 수 없이 선을 버리고 악을 행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마키아벨리! 심지어 그는 군주가 때때로 짐승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키아벨리는 여우와 호랑이를 예로 들어 군주의 참모습을 묘사히기도 했다. 여우는 교활해서 덫에 잘 걸리지 않고, 호랑이는 힘이 세서 다른 동물이 함부로 넘보지 않는다. 마키아벨리는 여우의 교활함과 호랑이의 강인함이야말로 군주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교활하기만 한 군주, 자비 없이 강인하기만 한 군주가 무조건 좋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리더십에 강인함과 지혜로움은 분명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공화정 : 어떤 정치 체제가 바람직한가?
당신은 어떤 정치 체제를 가장 바람직하게 생각하는가? 이 질문에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말할 것 없이 민주정!'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민주정이 과연 가장 바람직한 정치 체제일까?
다수의 뜻에 따르는 방식인 민주정애도 단점이 있다. 다수의 횡포에 빠지거나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populism)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정치 체제인 군주정에도 문제는 있다. 군주정의 경우 군주의 인품에 따라서 최고와 최악의 정치 체제를 오고 간다. 그런가 하면 귀족제에서는 현명한 이들을 통한 정치가 구현될 수도 있지만 특권을 차지한 소수의 귀족이 부정부패를 일삼을 수도 있다.
그는 군주정, 귀족정, 민주정 세 가지의 정치 체제가 혼합된 형태가 가장 훌륭한 정치 제도라고 강조하며, 고대 로마의 공화정이 이를 실천했다고 주장했다. 마키아벨리가 바라는 이상적인 국가는 폭군이 지배하는 황폐한 국가가 아닌. 질서가 바로잡힌 안정된 대국이었다.
마키아벨리의 또 다른 명저 [티투스 리비우스의 로마사 첫 열 권에 대한 논고]를 살펴보면, 공화국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 책에서 그는 로마 공화정의 역사를 되짚어 보고, 피렌체 문화를 토대로 한 새로운 공화국의 탄생을 논하고 있다.
이처럼 맠키아벨리는 공화정을 이상적인 정치 체제로 생각했다. 그가 [군주론]을 쓴 것은 현실의 위기를 극복해 공화정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 그 과도기에 있는 군주정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한 것일 뿐이었다. 그에게 있어 군주정은 예외였고 어디까지나 원칙은 공화정이었다. 그렇기에 마키아벨리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판단력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군주라는 개인과 국민을 비교했을 때 국민 쪽이 훨씬 공공선을 추구하기 쉽다고 보았다. 아무래도 권력을 독점한 군주는 자신의 이익을 앞세우기 쉬울 테니까 말이다.
구성원들이 공공선을 추구하는 자유로운 정치 체제인 공화정과 공화정을 바탕으로 한 국가, 공화국, 마키아벨리가 생각하는 공화국은 참으로 이상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의 탐욕 때문에 이상적인 국가의 모습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마키아벨리는 법률이나 교육, 그리고 종교의 힘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것이 국민의 도덕 정신과 준법 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최적의 길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높은 국민 정신이 바탕이 되어야 비로소 공화국이 설립된다고 믿었다.
그런데 만약 이상적인 국가가 실현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키아벨리는 고민 끝에 부패한 국가와 타락한 사회에서는 대중을 지휘하는 한 사람의 강력한 힘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러한 생각은 [군주론]에 등장하는 마키아벨리즘으로 이어진다.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히 그를 '냉혈한'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그의 사상은 당시 정치 상황을 깊이 고찰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본 결과물이었다. 이제 마키아벨리를 단순히 비난받아 마땅한 '마키아벨리주의자'로만 단정 짓지 말자. 우리는 그가 원칙적으로 공화정을 지지한 '공화주의자'였단는 사실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다.
728x90반응형LIST'서양철학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양 철학사 8 : 파스칼(1623~1662) (0) 2022.01.18 서양 철학사 7 : 몽테뉴(1533~1592) (0) 2022.01.17 서양 철학사 5 :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 (0) 2022.01.14 서양 철학사 4 : 아우구스티누스(354~430) (0) 2022.01.13 서양철학사 3 : 아리스토텔레스(B.C.384~B.C.332) (0) 2022.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