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양 철학사 4 : 아우구스티누스(354~430)서양철학사 2022. 1. 13. 20:24728x90반응형SMALL
아우구스티누스
로마의 주교이자 초기 그리스도교를 대표하는 위대한 사상가로, 그리스도교 교리를 확립했다. 젊은 시절 자연 종교의 하나인 마니교에 심취하기도 했지만 깨달음을 얻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했다. 최고의 교부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의 이론은 교부 철학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원론적 세계관 : 그리스도교와 철학의 관계는?
중세에 접어들면서 그리스도교 사상은 정치,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면 사뭇 달라 보이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과 중세 신학은 어떻게 서로 조화를 꾀했을까? 아우구스티누스의 이원론적 세계관은 이런 의문점에서 속 시원한 답을 준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가장 큰 공은, 그리스도교와 고대 그리스 철학이 모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그는 종교는 '신', 철학은 '진리'라는 최고의 존재를 인식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보았다.
아우구스티누슨느 참된 철학자는 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며, 신학을 발판으로 진리를 탐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학도 철학의 이상을 활용해서 신앙의 내용을 통찰하고 신앙을 더욱 공공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의 철학을 토대로 철학과 신학의 유사성을 설명했다. 세상을 이데아계와 현상계로 나누는 플라톤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적극 수용해서,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지상의 나라와 신의 나라를 규명하고자 한 것이다.
플라톤은 이상을 추구하는 열정인 에로스를 발판으로 현상계에서 이데아계로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비슷한한 맥락으로, 아우구스티누스는 교회의 신앙을 토대로 지상의 나라에서 신의 나라로 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아우구스티누스가 주장한 철학의 핵심 내용이다.
플라톤은 이데아를 육안으로는 볼 수 없다고 말하며, 마음의 눈으로 애써 보려고 노력해야만 이데아 세계에 다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우구스티누스 역시 신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의 눈으로 신을 보아야만 모조품이나 다름없는 지상의 나라에서 신의 나라로 향항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지상의 나라와 신의 나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지상의 나라와 신의 나라는 사이좋게 영원히 양립할 수 있을까?
아우구스티누스에 따르면 두 나라는 끊임없이 대립하다가 마침내 신의 나라가 승리를 거둔다고 한다. 당시 시대상을 여실히 대변하는, 그리스도교를 옹호하는 발언인 셈이다. 이처럼 이원론적 세계관을 토대로 한 아우구스티누스의 철학은 그리스도교와 철학의 관계성을 밝히고자 한 최초의 사례로 손꼽힌다.
은총론 : 교회란 무엇인가?
교회는 그리스도교 신자가 종교의식을 치르는 장소다. 하지만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 번쯤은 교회를 방문한다.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혹은 해외 관광 명소를 구경하기 위해, 이때 어떤 느낌을 받는가?
교회 신자라면 당연히 엄숙하고 경건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신자가 아니라면 다음과 같은 의문이 떠오를 수 있다. '단순히 예배를 드리고 미사를 드리는 공간이 이토록 화려할 필요가 있을까?' 아우구스티누스의 '은총론'은 이런 물음에 참고가 될 만하다.
'은총'이란 신이 베푸는 무조건적인 활동, 행위를 말한다. 신의 사랑은 착하거나 나쁘거나의 전제 조건이 없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오히려 나쁜 죄를 지은 죄인이야말로 구원받을 대상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역시 전통적인 가르침에 따라 인간은 신의 은총을 통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의 은총론에는 기존의 사상과 다른 점이 있었다. 전통적인 가르침이 신앙을 통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면, 아우구스티누스의 은총론에서는 교회와 로마 교황을 신성하게 여겼다는 점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교회를 절대적으로 신성한 곳이라 생각했다. 교회를 신의 나라에 소속된 '성스럽게 구별된 장소'라고 부른 점만 보아도 그가 교회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알 수 있다. 물론 교회 자체가 신의 나라가 되는 것은 아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교회 내에서 선과 악이 궁극적으로 분리되었을 때 비로소 교회는 신의 나라가 된다고 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이해했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머리이며,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의 팔과 다리를 형성하니, 팔과 다리에 해당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교회를 떠나서는 구원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라는 키프리아누스(Cyprianus, 200~258)의 견해에 전적으로 찬성했다.
그의 이런 생각은 신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만든 은총의 시설인 '교화'와 신의 대리로 여겨졌던 '교황'에게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를 쥐여 주었다. 은총론을 계기로 교회가 막강한 권력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웅장하고 호화로운 교회가 전 세계에 많이 남아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은총론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신에게 선택된 사람들만이 구원된다는 예정설로 이어진다. 이는 교회에 엄청난 권위를 부여한 그의 주장과 결합해 훗날 로마 교회가 면죄부를 통해 돈을 받고 구원을 판 원인이 되었다.
이처럼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은 수많은 논쟁과 문제를 일으켰다. 하지만 중세를 대표하는 그리스도교 철학으로서 오늘날의 신학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728x90반응형LIST'서양철학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양 철학사 6 : 마키아벨리(1469~1527) (0) 2022.01.16 서양 철학사 5 : 토마스 아퀴나스(1225?~1274) (0) 2022.01.14 서양철학사 3 : 아리스토텔레스(B.C.384~B.C.332) (0) 2022.01.12 서양 철학사 2 : 플라톤 (B.C.427~B.C.347) (0) 2022.01.11 서양철학사 1 : 소크라테스(B.C.470?~B.C.399) (2) 2022.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