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서양 철학사 38 : 자크 데리다(1930~2004)
    서양철학사 2022. 2. 15. 09:12
    728x90
    반응형
    SMALL

    자크 데리다

     

      프랑스의 현대 사상가로 포스트 구조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이다. '탈구축' 또는 '해체' 개념을 통해 서양 철학의 재정립하고자 했다. '해체주의'는 철학뿐 아니라, 건축, 문학, 예술, 정신 분석, 사회 이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롭게 응용되며 20세기 사상의 한 획을 그었다. 아울러 국제 철학 학교를 설립해 초대 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반응형

     

    탈구축 : 궁지에 몰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간도 사회도 궁지에 몰릴 때가 있다.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더 이상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상황이 누구에게나, 또는 어느 사회에나 닥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궁지에 몰려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명쾌한 답을 제시해 주는 철학이 자크 데리다의 '탈구축'이라는 개념이다.

      데라다의 핵심 사상인 '탈구축'은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재건을 전제로 한 '해체'를 뜻한다.

      근대 철학에서는 애초 옳다고 여기는 가치를 미리 점찍어 두고 이를 중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데리다에 따르면 논리적인 것, 의미 있는 것을 가장 우선시하는 '로고스(logos) 중심주의', 문자보다 음성을 우선시하는 '음성 중심주의', 눈 앞에 드러난 것을 진실이라고 여기는 '현전 형이상학', 남성성을 여성성보다 우위에 두는 '남근 중심주의', 다른 지역보다 서구를 우위에 두는 '서구 중심주의' 등이 인식의 세계에 뿌리 깊게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데리다는 이런 편협한 사고는 옳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폭력적이라고 주장한다. 요컨대 이성, 논리만 옳다는 생각이 차이를 부정하고, 남근 중심주의가 여성을 차별하고, 서구 중심주의가 식민지 지배와 전쟁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데리다는 이런 모순을 낳는 이항 대립 구도를 무너뜨리고 서양 철학의 체계 자체를 해체하려고 했다. 바로 이것이 '탈구축' 또는 '해체주의'의 핵심 개념이다. '탈구축'은 '해체'라는 뜻의 '데콩스트뤽시옹(deconstruction)'에서 비롯되었는데, 구조물을 해체하고 다시 구축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핵심은 단순히 해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구축한다는 점이다.

      건축 용어처럼 들리는 탈구축은 실제로 '해체주의 건축'이라고 하여 건축 분야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탈구축 건축물의 특징은 종래의 건축 상식을 뒤엎는 형태나 콘셉트에서 찾을 수 있는데, 기등이 빠져 있거나 파괴된 것처험 보이는 형태의 건축물이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다. 이처럼 탈구축이란, 기존의 고정화된 사무르이 양식을 해체하고 새로운 형태로 재구축하는 것을 나타낸다.

      인생도 사회도 막다른 궁지에 몰렸다면 일단 깡그리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시적하면 된다. 분명 어마어마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만, 부수고 다시 시작했을 때 비로소 제대로 나아갈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데리다는 현재의 삶과 사물의 존재 방식은 단지 하나의 선택에 불과하며, 하나의 선택이 존재한다는 것은 반대로 다른 선택지도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고 말한다.

     

    차연 : 유일한 절대 가치가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은 유일무이한 절대 가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하나의 정답을 맞추는 일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학교에서는 딱 하나의 모범 다안을 미리 정해 놓고 그 답을 찾아내는 작업을 강요한다. 마치 그것 말고는 답이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답은 하나가 아니다. 더욱이 이 세상에 절대적인 가치가 딱 하나만 존재한다면 세상이 너무 시시하지 않을까?

      우리에게 절대 가치의 모순을 일깨워 주는 철학이 데라다의 '차연(differance)'이라는 개념이다.

      '차연'이라는 단어는, 프랑스어인 '디페레(differer)'라는 동시에 '다르다'와 '지연시키다'라는 두 가지 의미가 동시에 내포되어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이를 명시화하여 새롭게 조합한 '디페랑스(differance)'를 번역한 말이다.

      데리다에 따르면 모든 사물은 다른 사물과의 차이에 따라 성립된다. 이는 항상 차이가 사물의 존재보다 시간적으로 선행함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차연의 본질이다.

      차연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차이를 낳는 원동력이다. 진중하게 생각해 보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다른 것과 다르다는 점에서 비로소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를 낳는 작용이야말로 사물의 근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차연에는 근대까지 서양 철학을 지배하던, 유일한 절대 가치를 부정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서양 철학에서는 타아(자아에 대한 다른 자아, 즉 타인)보다 자아가 더 진실하고, 거짓보다 참이 옳다는 가치관이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자아와 타아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자아의 존재를 인식하려면 지금 현재의 자신이 아닌, 과거의 '나'를 기준으로 삼아야 비로소 제대로 알 수 있다. 즉 나라는 존재는 과거의 나와 비교함으로써, 지금의 나는 어떠한지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유념해야할 점은, '과거의 나'는 '현재의 나'의 눈으로 보면 타인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자아는 타아에 힘입어서 규정되고, 새롭게 확인된다.

     

    SMALL

     

      얼핏 보기에는 타아보다 자아가 더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타아 덕분에 자아가 존재한다. 이는 참과 거짓, 선과 악도 마찬가지다. 거짓이 있으니 참을 말할 수 있고, 악이 있으니 선을 규정할 수 있다.

      이런 사실에 생각이 미치면 세상의 모든 진리를 하나의 가치로 통일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 세상에는 유일무이한 가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차연의 개념을 통해 서양 철학의 대전제는 무너졌다.

     

     

     

     

     

     

     

    728x90
    반응형
    LIST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