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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 철학사 39 : 들뢰즈(1925~1995)
    서양철학사 2022. 2.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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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 들뢰즈

     

     

      프랑스의 현대 사상가로 중심의 존재를 의심하고 동일성의 풍조를 거듭 부정하면서 탈근대를 구축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포스트 구조주의 철학자로 일컬어진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인 펠릭스 가타리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여러 권의 저서를 공저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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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 : 기계란 무엇인가?

     

      기계라고 하면 자동차나, 로봇, 혹은 전자 제품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기계에도 깊은 뜻이 담겨 있으니, 질 들뢰즈의 '기계' 개념을 통해 기존의 상식을 뒤엎은 기계를 새롭게 만나보자.

      사전에서 기계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동력을 써서 움직이거나 일을 하는 장치라고 정의되어 있다. 철학에서도 이런 기계의 정의에 충실한 '기계론'이라는 이론이 있다. 즉 기계론은 모든 현상을 자연적 인과 관계와 역학적 법칙으로 설명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사물을 목적에 의해 규정하는 '목적론'과 대비된다.

      널리 알려진 기계론으로는 데카르트의 기계론이 있는데, 근대 초기 해부학에 관심을 두고 있던 데카르트는 인간의 몸이 기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와 달리 현대 사상에서는 프랑스의 사상가의 들뢰즈와 정신 분석학자인 펠릭스 가타리(Felix Guattari, 1930~1992)가 가계라는 말을 '욕망 기계', '전쟁 기계'식을 독특하게 사용했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하는 기계란, 인간의 의지를 초월해 무의식적으로 인간의 행위를 실현하는 도구를 뜻한다. 인간보다 도구의 의미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운동체가 된 기계가 인간의 행동을 실현해 주는 것이다. 

      '욕망 기계'를 예로 든다면, 욕망이 앞서고 이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기계가 나중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계가 먼저 존재하고 그 뒤에 욕망이 실현되는 것이다. 따라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쪽은 기계다. 기계를 통해 인간이 조금씩 변모하는 셈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기계란 흔히 말하는 부품 조립용 로봇과 같은 기계가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생명의 메커니즘에 가깝다. 요컨대 욕망 기계란 사물을 탄생시키기 위한 사회의 시스템이자, 자기 생산의 메커니즘인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욕망 기계가 필요할까? 이는 단순히 무엇인가를 생산하는 일에만 집착하는 위험한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위험한 상태란 바로 자본주의 사회다. 자본주의는 제품 생산을 과대평가하는 위험한 상태로, 이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선 욕망하는 기계가 필요하다. 요컨대 들뢰즈는 제품 생산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인간 내면에서 용솟음치는 에너지와 정신을 좀 더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이처럼 들뢰즈는 근원적인 무의식의 세계를 언급하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철학 용어를 사용해 인간의 의식, 이성, 나아가 이성에 바탕을 둔 문명을 최고로 믿었던 근대 사상을 뿌리째 뒤엎고자 했다. 들뢰즈의 사상이 혁명적인 현대 사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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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좀 : 유연하게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문제의 답을 찾으려고 할 때, 딱 하나의 정답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정답을 끌어내는 방법도 딱 한 가지만 생각하려고 한다. 하지만 하나의 정답과 하나의 방법이 아닌,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처방전을 마련할 수는 없을까? 딱딱하게 생각하지 않고 유연하게 사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처럼 남과 다른 생각, 역발상을 꾀하는 현대인에게 참신한 방법을 제시해 주는 철학이 '리좀(rhizome)'이라는 개념이다.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창한 리좀은 '트리(tree)'라는 개념과 대비되는 사고법이다. '트리'란 말 그대로 나무를 가리키는데 여기에서 단순히 나무 한 그루가 아닌, 나뭇가지 모양의 그름을 연상하면 된다. 반면에 리좀은 수평으로 자라는 뿌리줄기처럼 중심점이 없는 네트워크 모양을 지칭하며, 사전적인 의미는 땅 속 줄기의 일종인 뿌리줄기다.

      이 트리와 리좀은 인간의 사고법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유형으로, 트리는 근대의 서양 사회를 지배한 사고법이다. 즉 근대인들은 인간의 사고를 줄기에서 나뭇가지로 갈라지는 모습으로 도식화해 생각한 것이다. 동물이나 식물의 진화 과정을 나타낸 계통수도 이러한 방식으로 생물의 유연 관계를 나무에 비유한 그림이다.

      트리형 사고법은 먼저 확실한 기본 원칙을 세우고 그 원칙을 기준으로 몇 가지 유형이나 예외를 생각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는 우리에게 친숙한 사고법으로 설명과 이해를 할 떄 접근하기 쉬운 방식이다. 실제로 분류 작업을 할 때는 대부분 트리형 사고법을 따른다.

      반면 리좀은 중심은 커녕 시작도 끝도 없는 네트워크형 사고법이다. 이 사고법의 특징은 전체를 구성하는 각 부분의 접촉이 자유롭고 수평적이며 결과적을 다양한 요소가 혼합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리좀은 새로운 부분이 접속돠 함께 변화해 나가는 것이다. 이는 새로운 부분이 접속되면 전체의 성질이 바뀐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뇌의 신경망이나 소셜 미디어가 연결되어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하나의 중심에서 퍼져 나가는 수직적 나무 구조와는 반대로, 유연하게 다각도로 퍼져 가는 리좀의 수평적인 발상은 현대 사상의 사고 유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리좀 사고법이야말로 수직적인 사고의 경직성을 깨고, 다양하면서도 유연한 사고로 우리를 이끌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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