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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철학사 22 : 헤겔(1770~1831)서양철학사 2022. 2. 2. 15:52728x90반응형SMALL
헤겔
독일 관념론의 철학자. 기존의 서양철학을 체계화해 근대 철학의 정점에 선 철학자다. 그가 주장한 변증법적 원리는 '마르크스주의'에 비판적으로 계승되어 이후의 사상과 학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변증법 :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인생을 살다보면 크고 작은 문제에 부닥뜨린다. 당장은 괴롭지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인생의 새로운 장을 맞이할 수 있다. 거창한 일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하루하루 수많은 고민거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완볃하게,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일 따위는 이 세상에는 없다. 일시적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그런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리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문젯거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가장 손쉬운 방법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싹둑 도려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진정한 문제 해결 방식이 아니다. 그저 뒤로 미루거나 회피할 따름이다. 어떻게 해야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까? 독일의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이 주장한 '변증법'을 통해 그 실마리를 찾아보자.
헤겔 철학의 중심 새념인 변증법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화를 통해 진리를 이끌어 내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도 변증법에 속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 시기의 변증법은 질문을 되풀이함으로써 상대방의 주장에서 논리적인 모순을 찾아내는 대화의 기술에 불과했다. 소극적인 사고의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 하지만 헤겔에 이르러 변증법은 생산적인 사고법으로 승화했고, 오늘날 변증법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헤겔의 변증법을 지칭하게 되었다.
헤겔이 주장하는 변증법이란,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사고법이다. 결과적으로 변증법을 통해 절대 양립할 수 없는, 대립하는 두 가지 문제를 어느 한쪽도 버리지 않고 두 가지 모두를 아우르며 더 나은 해결법을 찾아낼 수 있다. 변증법은 제3의 길을 창조하기 위한 묘책인 셈이다.
헤겔의 변증법을 간단하게 도식화해보면, '정 ->반 ->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독일어로는 '테제(these) -> 안티테제(antithese) -> 진테제(synthese)'로 표현했다. 이 운동 전체를 '아우프헤벤(aufheben, 지양)'이라고 부르는데, 이 아우프헤벤이라는 단어는 '부정하다'와 '보존하다'라는 긍정과 부정의 뜻이 동시에 담겨 있다.
정리해 보자. 변증법이란, 어떤 사물(테제)에 대해 이에 모순되는 사물이나 문제점(안티테제)이 존재할 때 이를 통합해서 모순을 극복하고 더 발전된, 완벽한 해결법(진테제)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말한다.
헤겔의 변증법은 단순히 양자택일에 따른 타협이나 절충안과는 전혀 다르다. 두 가지의 모순점을 절대 버리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사실 모든 사물은 반드시 모순을 내포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 부정적인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사물은 분명 존재한다는 점이다. 사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긍정과 부정의 모순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뜻으로, '정 -> 반 -> 합'의 반복을 통해 사물은 발전해 나간다. 그렇다면 우리는 변증법을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문제 해결법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절대지 : 우리는 어디까지 똑똑해질 수 있을까?
과연 인간은 얼마나 더 똑똑해지고 명석해질 수 있을까? 그 한계는 존재할까? 근대 철학의 완성자로 일컬어지는 헤겔은 이러한 물음에 답을 주었다.
헤겔은 자신의 주요 저서인 [정신 현상학]에서 의식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발전하고, 궁극적으로 '절대지'라는 최고의 상태에 이르는 과정을 묘사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의식이 어떤 여행을 하고 있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자.
우선 헤셀은 정신은 (A)의식, (B)자기의식, (C)이성으로 크게 구분한다. 여기서 다시 (C)이성은 (AA)이성, (BB)정신, (CC) 종교, (DD)절대지의 네 갈래로 나누어진다.
(A)의식이란 앎의 가장 낮은 단계를 지칭한다. 헤겔에 따르면 (A)의식 단계에서는 순수하게 해당 대상만 진리로 간주하고, 의식 자체는 그 대상을 일방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에 그친다고 믿는다. 그런데 실제로 객관적인 진리와 주관적인 대상을 서로 연결하느 것은 자기 자신의 의식이다. 이런 사실을 깨달았다면 (A)의식에서 (B)자기의식 단계로 이행한다.
(B)자기의식 단계에서는 스스로 진리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대상의 존재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그런데 그 대상은 자신 밖에 있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이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자기의식은 자신과 대상과의 의식의 통일체인 (C)이성을 발전한다.
여기서부터는 이성이 세계의 본질임을 스스로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AA)이성 안에서 자연적인 세계에서도 이성이 가장 본질적인 것임을 설명해 나간다. 마찬가지로 (BB)정신에서 역사적인 세계에서도 이성이 본질임을 명확히 한다.
이어지는 (CC)종교에서는 신이 이성과 세계와의 화해를 청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증명 과정의 하이라이트 (DD)절대지에서는 (CC)종교에서 묘사한 신의 본성이 실은 인간 자신의 본성과 동일한 것임을 인식하기에 이른다.
마침내 신조차 개념적으로 파악하게 된 자신의 의식, 이것이야말로 모든 것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절대지'가 아닐까? 절대지는 자신의 앎을 신의 앎으로까지 승화시킴으로써 '절대정신'을 탄생시킨다.
이렇게 해서 헤겔은 인간의 정신이 절대적일 수 있음을 만천하에 선언했다. 인간의 정신, 이성, 철학적 지식이 최고조에 도달한 근대라는 시대에서, 다른 누구도 아닌 헤겔이 근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일컬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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