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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 철학사 27 : 후설(1853~1953)
    서양철학사 2022. 2. 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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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문드 후설

     

     

     

      오스트리아 출신의 철학자로, 여러 학문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의식의 현상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현상학을 창시했다. 이후 현상학은 20세기를 주도한 철학 사조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고 하이데거, 사르트르 등의 실존 철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현상학적 환원 : 세계를 다른 관점을 보는 방법은?

     

      대부분의 사람은 고정된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세상을 바라본다. 하지만 이렇게 사고하는 것은 좋은 방법은 아니다. 늘 같은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내린 결론이 진실이 아님을 알게 되었을 때, 큰 충격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를 전혀 다른 관점으로 볼 방법은 없을까? 좀 더 색다른 관점에서 세계를 보고 싶다면 에드문드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 개념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후설은 우리가 사물이나 세계의 존재를 미리 확신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평소의 경험이 초래하는 습관과 같은 것으로 지극히 단순한 '자연적 태도'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참된 진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런 자연적 태도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필요한 관점이 '초월적 태도'다. 이는 철학적 반성을 덧붙여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근원적인 것을 추구하려는 자세다.

      애초에 사물에 대한 개념 등 추상적인 관념과 관련해서는 자연적 태도와 같이 습관에 기인한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따라서 후설은 이와 같은 타성에 젖은 태도를 차단하라고 주장한다. 그래야만 의식이 순수하게 받아들인 그대로 사물의 본질이 드러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적 태도에서 초월적 태도로 이행하는 태도의 변화가 바로 '현상학적 환원'이다. 더 나아가 현상학적 환원에 따라 모든 경험적인 것을 배제하고서도 남는 것은 '순수 의식(초월론적 주관성)'이라고 부르는 영역이다.

      이처럼 현상학은 의식의 본질에 관한 학문이자, 의식 전체 영역의 본질 분석을 철학 과제로 삼고 있다. 이떄 본질은 보편성을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실과 본질은 불가분의 관계로 맺어져 있지만, 본질은 특정한 사실에만 연결된 필연성이 아니다. 따라서 의식은 개별적, 우연적인 것이 아닌 보편적인 성질로 해명된다.

      후설은 의식에 주어지는 다양한 체험들의 본질을 있는 그래도 파악하기 위한 작용을 '본질 직관'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결험적인 사실과 관련된 '경험적 직관'과 본질 직관은 분명 구분할 필요가 있다. 본질 직관을 통해 파악한 본질이 결코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본질 직관의 중요성을 부각했다는 점에서 후설이 제창한 현상학은 학믄으로서의 의의가 있다.

      현상학적 환원을 통한 본질 직관에 힘입어 우리는 색다른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볼 수 있다. 자, 이제 경험과 습관에 의존하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물의 본질에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에포케 : 판단을 멈춘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현상학적 환원에 따라 상식을 의심하고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판단을 멈출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판단에 일시 멈춤이라는 버튼을 누를 수 있을까?

      인간의 머릿속은 일단 사물을 따올리면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판단을 멈추는 일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더군다나 '이것이다!'하고 마음을 먹으면 어지간해서는 결심을 바꾸려고 하지도 않는다. 이처럼 딱딱하게 굳은 생각에 멈춤 버튼을 누르고 리셋하고 싶다면, 후설의 '에포케(epoche)'라는 개념에 귀 기울여 보자.

      에포케란 '중지'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하는 말로,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피론(Pyrrhon, B.C.360?~B.C.270?)이 처음으로 쓴 말이다. 피론은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단정을 피하고 일단 판단을 멈추어야 한다고 했는데 후설은 이 발상을 자신이 주창한 현상학에 응용했다.

      후설은 에포케를 현상학이라는 학문의 탐구 방법으로 사용했다. 그는 개념 등의 추상적인 존재에 대해 생각할때, 단순히 습관에 바탕을 두고 판단을 내린다면 참된 본질을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판단 중지', 즉 '에포케'다. 요컨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거기에 있다'고 확신하는 세계의 존재를 자연적 태도가 초래한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여기고, 그 부분에 일단 '괄호를 치고' 보는 것이다.

      순수 의식으로 본질을 탐구하기 위해 상식을 의심하는 것, 바로 이것이 판단을 중지하는 의미다. 이후에는 의식의 내면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만 표현하게 된다. 이른바 의식의 알갱이만을 기술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현상학적 환원'이라고 부르는 개념의 구체적인 사고 과정이다. 후성른 이런 과정을 거쳐서 자신의 의식과 외부의 세계가 이어지고 마침내 진리를 볼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물론 에포케와 관련해 몇 가지 비판고 존재한다. 예를 들면 객관적인 진리를 괄호에 넣는 바람에 주관적인 진리만 기술하게 되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른바 이중 진래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후설은 에포케 상태에서는 결코 객관적인 진리 대신 주관적인 진리를 기술할 수 없고, 오히려 객관적 진리의 근원적 의미를 묻는 방법이 에포케라고 답한다.

      요컨대 에포케는 판단의 멈춤이지, 판단의 포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에포케는 더 깊이, 더 근원적으로 통찰하기 위한 실천적 연구 방법임을 유념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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