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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양 철학사 49 : 네그리(1933~)
    서양철학사 2022. 3. 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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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토니오 네그리

    안토니오 네그리

     

     

      이탈리아의 대표 사상가이자 마르크스주의자로, 죄파 운동에 영감을 주는 세계적인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제자인 마이클 하트와 함께 세계화로 치닫는 오늘날의 새로운 권력인 '제국' 및 거대 권력 시스템에 대항할 정치 주체로서 '다중' 개념을 제창했다.

     

     

    제국 : 세계화란 무엇인가?

     

      각종 방송, 언론 혹은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글로벌(global)'이라는 단어를 하루가 멀다 하고 접하게 된다. 글로벌이란 '글로벌리제이션(globalizatoin)'의 줄임말로 '세계화', '지구화' 등으로 옮길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화라는 용어는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말일까?

      이 궁금증에 하나의 답을 제시하는 책이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가 공동 집필한 [제국]이라는 사상서이다. 2000년에 출간된 이 책은 21세기 최초의 고전이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명저이다.

      '엠파이어(empire)'라는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책에 등장하는 '제국'은 전혀 새로운 개념, 그리고 무엇보다 새로운 시대 현상을 정확하게 포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첫 글자에 대문자를 사용했다. 요컨대 기존의 대국가를 건설하려는 침략주의적 경향을 제국주의라고 한다면, 책에 등장하는 '제국'은 세계화가 초래한 완전히 새로운 권력을 뜻하는 용어이다.

       그렇다면 제국주의의 제국과 오늘날 제국의 차이점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제국주의란 중심이 되는 강대국이 영토적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느 일련의 사태를 지칭한다. 반면에 네그리가 주장하는 제국이란 중심이 되는 국가가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국경과 민족을 초월한 초국가적인 제도나 자본주의 아래의 다국적 기업과 지배적인 국가군이 서로 얽혀 이루어진 네트워크 형태의 권력을 형성하고 있다.

      달리 표현한다면 네그리의 제국은 지배 영토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가시적인 권력의 장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이는 무장소로,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동시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기묘한 지배 장치인 셈이다. 따라서 제국의 지배에는 한계가 없다고 표현할 수 있으리라.

      제국은 세계 전체를 통합하고, 탈중심화, 탈영토화하는 지배 장치로, 공간적인 전체성을 아우르는 체제 혹은 문명화된 세계 전체를 실제로 지배하는 일련의 체제를 의미한다. 또한 제국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일시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는, 그렇고 그런 권력이 아니기에 시간적인 경계조차 구분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의 외부 혹은 역사의 끝자락에 위치하는 권력 체제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더욱이 새로 출현한 전 지구적인 제국은 사람들의 행위를 규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 본성을 직접적으로 지배하려고 한다. 즉 인간의 사회적인 삶을 통째로 착취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다중 : 세계화 사회의 시민은 어떤 모습일까?

     

      현대 산업사회를 구성하는 사람 대다수를 흔히 '대중'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산업사회에서 국가의 경계가 무너지는 세계화 사회로 변모함에 따라, 새로운 시대를 구성하는 사람들도 또 다른 대중의 모습으로 새롭게 탄생하기 마련이다. 이른바 글로벌 시민, 세계 시민이라고 표현할 만한 새로운 대중이 출현한 것이다.

      실제로 네그리는 정치, 경제, 군사 네트워크가 지구를 장악해 나가는 양상을 '제국'이라고 표현하고 제국의 시대가 도래한 상황에서 대중을 뛰어넘는 '다중(multitude)'의 개념을 제시했다. 여기에서는 네그리가 새롭게 정의한 다중의 의미를 통해 제국적인 세계화를 극복할 방안을 다 함께 모색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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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중이란 통일되지 않고, 복수적이고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는 새로운 정치 주체로서의 존재를 일컫는데, 이런 다중의 모습은 세계화의 본질인 제국의 권력 구조를 분석할 때 저절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네그리가 주장하는 제국은 군주정치 측면, 귀족정치 측면, 민주정치 측면을 모두 아우르는 혼합 정치 체제의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먼저 군주정치 측면이란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군사기구나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경제기구로 형성된 제국의 특징을 일컫는다. 귀족정치 측면이란 주요 8개국(G8)이나 국제연합(UN)의 안전보장이사회, 다국적기업이 주도하는 제국의 특징을 가리킨다. 한편 다수의 비정부조직에서 활약하는 지구촌 사람들을 새로운 제국의 구성원으로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정치의 측면을 포착할 수도 있다.

      네그리는 제국의 시대를 형성하는 정치 주체로서의 대중을 다중이라는 용어로 새롭게 정의함으로써 다중을 제국에 대항하는 세력으로 내세웠다. 그는 다중을 먼저 계급 개념에서 규정한 다음, 그 계급의 의미를 경제적인 개념이 아닌, 오히려 함께 투쟁하는 집단성을 뜻하는 정치적 개념으로 파악했다. 네그리는 더 나아가 다중에는 정치 주체라는 관점을 넘어 미래를 향한 잠재력까지 내포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원래 다중은 스피노자가 제시한 '물티투도(multitudo)'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다수, 다양성을 뜻하는 개념이다. 더욱이 다중한 다양한 차이로 이루어진 활동을 일컫는다. 이쯤 되면 공산주의 혁명을 담당하는 노동자를 떠올리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지만, 다중은 산업 노동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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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네그리는 산업 노동에서 지식과 정서가 중심 역할을 하는 교육, 금융, 엔터테인먼트 노동, 즉 '비물질적 노동'으로의 이행을 강조한다. 이는 산업 노동자 계급에서 다중이라는 정치 주체로의 이행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따라서 다중을 구성하는 구성원에는 산업 노동자뿐 아니라, 학생이나 실업자, 여성, 이민자, 외국인 노동자 등 모든 계층이 포함된다. 따라서 다중은 늘 다종다양하게 존재하면서도 공동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이는 자율성과 협동성의 연결이자, 다중 내부의 차이를 통한 '공통적인 것'의 창출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중은 이럴게 구축된 공통적인 것을 통해 자본과 권력에 대항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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